Motion & Control

[Motion Control] 1. 모션 라이브러리의 이해와 제어 보드별(Adlink, ACS, Ajin) 특징

PixelMechanic 2025. 11. 23. 23:11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바쁜 일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게으름이 가장 큰 적이었네요. 게으름에서 벗어나고자 다시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장비 제어의 핵심인 '모션 제어(Motion Control)'의 기본 개념과,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모션 라이브러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특히 제가 현업에서 직접 다뤄본 Adlink, ACS, Ajin 보드들의 특징도 가감 없이 비교해 보겠습니다.

1. 모션 제어(Motion Control)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밀 부품을 조립하거나 검사하는 장비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실제 움직임이 일어나는 '이송 시스템' 입니다.

  • 모션(Motion): 물체가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동하는 '운동'
  • 제어(Control): 원하는 방향과 위치로 대상물을 움직이게 하는 '조종'

즉, 모션 제어란 "어떠한 물체를 우리가 원하는 속도와 정밀도로,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시키는 기술" 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장비 개발자는 이 '이동'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2. PC 기반 모션 제어의 구성

PC를 이용한 제어 시스템은 보통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구성됩니다.

  1. PC 시스템: 상위 제어 SW가 돌아가는 곳 (Brain)
  2. 모션 제어기 (Motion Controller): PC의 명령을 받아 모터를 제어할 전기적 신호를 생성 (PCI/PCIe 보드, EtherCAT 마스터 등)
  3. 전장부 (Wiring/Interface): 제어기와 드라이브를 연결하는 케이블 및 터미널 블록
  4. 서보 드라이브 (Servo Drive): 제어기의 신호를 받아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정밀하게 제어
  5. 모터 (Motor):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구동원
  6. 이송부 (Stage/Actuator): 모터의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 등으로 바꾸어 실제 물체를 이동시키는 기구부

ChatGPT가 그려준 이미지(그림과 달리 실제는 PC와 서보드라이브는 직접연결이 아니라 MotionController에 연결됩니다.)

 

 

3. 모션 라이브러리란 무엇인가?

장비 개발자 입장에서 하드웨어(모터, 드라이브)의 깊은 전자공학적 이론을 모두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복잡한 제어 이론 없이도 모터를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모션 라이브러리'입니다.

최근 장비 제어는 대부분 Windows 환경(C++, C#, Delphi 등)에서 이루어집니다. 모션 제어기 제조사는 개발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의 함수 모음을 제공하는데, 이것이 바로 모션 라이브러리입니다.

 

즉, "모션 라이브러리 = 모션 보드 제어용 API 함수 세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4. 실전! 현업에서 사용해 본 제어 보드별 특징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무에서는 "어떤 보드를 쓰느냐"에 따라 개발 난이도와 장비 성능이 천차만별입니다. 제가 현업에서 직접 다뤄본 대표적인 3사(Adlink, ACS, Ajin) 보드의 솔직한 사용 후기를 정리해 봅니다.

1) 아진엑스텍 (Ajinextek)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국산 제어기입니다.

  • 특징: 한국 엔지니어에게 가장 친숙한 라이브러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CAMC 시리즈(펄스 타입)와 RTEX/EtherCAT 타입 등 라인업이 다양합니다.
  • 장점:
    • 접근성: 한글 매뉴얼과 기술 지원이 매우 잘 되어 있어 초보자가 입문하기 좋습니다.
    • 범용성: 삼성/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라인의 표준 스펙으로 자주 지정되므로, 장비 제어를 한다면 반드시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 사용 경험: 함수명이 직관적이고(예: AxmMovePos), 이슈 대응이 빠릅니다. 구형 보드와 신형 보드 간의 라이브러리 버전 호환성은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 Tip: 저는 실제로 아진의 매뉴얼을 제본해서 책처럼 보고 공부했습니다. 기본적인 모션의 특징과 이론적인 내용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 모션 제어 입문 시 교과서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2) 에이디링크 (Adlink)

대만계 기업으로, 가성비가 좋고 PC 기반 제어기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 특징: Motionnet이라는 독자적인 필드버스를 사용하거나, 범용 펄스 카드를 많이 사용합니다.
  • 장점:
    • 안정성: 하드웨어 내구성이 좋고 API가 매우 안정적입니다.
    • 확장성: DAQ(데이터 수집) 보드와 연동이 쉬워, 계측과 제어가 동시에 필요한 장비에 유리합니다.
  • 사용 경험: 아진과 비슷하지만 API 구조가 조금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구성된 느낌입니다. 제가 처음 장비 회사에 입사했을 때 사용했던 라이브러리이기도 합니다. 매뉴얼이 영문이긴 하지만, 필요한 기능 위주로 굉장히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개발 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ACS (ACS Motion Control) 

이스라엘(현재는 Phytronix 소속)의 하이엔드 모션 제어기입니다. 초정밀 제어가 필요한 공정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 특징: 단순한 API 호출을 넘어, 제어기 내부에 별도의 스크립트 언어(SPiiPlus)를 내장하여 실시간성을 극대화합니다. 제어기와 드라이브가 통합된 형태가 많아 튜닝(Tuning)까지 여기서 수행합니다.
  • 장점:
    • 압도적인 성능: LCM(Laser Control Module), 갠트리 제어, 고속 트리거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밀도를 보여줍니다. 나노 단위 제어나 고속 레이저 가공 장비에서는 거의 표준입니다.
    • 실시간성: 다축 동시 제어 등 타이밍이 중요한 작업에서 PC가 아닌 제어기 내부 스크립트로 처리하므로 반응 속도가 즉각적입니다. PC가 멈춰도 모션은 안전하게 제어됩니다.
  • 사용 경험 (솔직 후기):
    • 높은 진입장벽: API만 쓰는 게 아니라 내부 버퍼 프로그래밍(스크립트)을 할 줄 알아야 하며, 튜닝 파라미터까지 다뤄야 해서 초보자에겐 매우 복잡하고 프로그램 UI도 불친절합니다.
    • 범용 Homing의 부재: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범용 원점 검색(Home)' 기능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술 지원 엔지니어가 직접 짜준 코드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예외 상황이나 실수가 많이 발생하여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 총평: 기능이 너무 많아서인지 이슈가 가장 많은 제어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고난도의 실시간 제어를 구현해야 할 때는 대체 불가능한 정답이 되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모션 라이브러리의 기본 개념과 메이커별 특징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습니다.

라이브러리 자체는 API 함수들의 집합이라 코딩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파라미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장비가 덜덜거릴 수도 있고, 아주 부드럽게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모션 라이브러리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파라미터(속도 프로파일, 기본 접점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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